내가 해냈어이 한마디를 듣기까지
딸이 여섯 살 때 신발 끈 묶기 연습했어요. 한 달 걸렸어요. 매일 실패하고, 매일 다시 시도하고.
어느 날 "엄마, 나 혼자 했어!" 소리쳤어요. 신발 끈 보니까 엉망이었어요. 근데 혼자 한 거예요. 그날 딸이 처음 맛본 거예요. "내가 해냈다"는 느낌. 그게 자존감의 시작이었어요.
작은 것부터 혼자 하게 했어요
딸이 네 살 때부터 시작했어요. 양말 신기, 단추 끼우기, 물 따르기. 처음엔 다 제가 해줬거든요. 빠르니까. 근데 어느 날 생각했어요. '이러면 애가 언제 배우지?'
양말부터 시작했어요. "오늘은 네가 신어볼래?" 했더니 한참 걸리더라고요. 뒤집어 신고, 다시 벗고, 또 신고. 5분 걸렸어요. 제가 하면 10초인데.
급한 날엔 제가 신겨줬어요. "엄마가 해줄게, 늦었어." 근데 급하지 않은 날엔 기다렸어요. 딸이 혼자 하도록. "천천히 해도 돼. 시간 있어."
한 달쯤 지나니까 혼자 신더라고요. 그러고 나서 한 말. "엄마, 나 혼자 했어!" 그 목소리가 얼마나 뿌듯해 보이던지.
단추도 그랬어요. 다섯 살 때 단추 끼우기 연습했어요. "이거 어떻게 해?" "구멍에 넣으면 돼." "안 돼!" "한 번 더 해봐." 처음엔 짜증 냈어요. 안 되니까. 근데 포기 안 하더라고요. 계속 시도했어요.
3주쯤 지나니까 첫 번째 단추 끼우는 데 성공했어요. "엄마! 했어!" 나머지 단추는 제가 해줬어요. 하나만 해도 충분했거든요. 그 다음 주엔 두 개, 그 다음엔 세 개. 한 달 후엔 혼자 다 끼웠어요.
실패해도 괜찮다고 했어요
여섯 살 때 물 따르기 가르쳤어요. 정수기에서 컵에 물 받는 거. "혼자 해볼래?" "응!" 컵 갖다 대고, 버튼 눌렀는데 물이 넘쳤어요. 바닥에 쏟아지고.
"아..." 딸이 눈물 글썽하더라고요. 제가 화낼까 봐. "괜찮아. 물 쏟아지는 거야. 엄마도 가끔 그래. 다시 해보자."
행주로 닦고, 다시 했어요. 이번엔 조금만 넘쳤어요. "이번엔 조금만 쏟았네! 잘했어." 세 번째엔 안 넘쳤어요. "우와! 완벽해!"
실패했다고 혼내지 않으니까, 딸이 계속 시도하더라고요. 넘어져도, 쏟아져도, 틀려도. "다시 할래" 했어요.
일곱 살 때 계란 프라이 만들기 가르쳤어요. 첫 번째 계란은 깨지면서 껍질이 다 들어갔어요. 두 번째는 노른자가 터졌어요. 세 번째는 태웠어요. 네 번째는 덜 익었어요.
"엄마, 나 못하겠어." "아니야, 잘하고 있어. 엄마도 처음엔 그랬어." "진짜?" "응. 열 번쯤 실패했어. 너는 이제 네 번 했으니까 금방 잘하게 될 거야."
다섯 번째에 성공했어요. "엄마! 나 해냈어!" 그 계란 프라이, 모양은 엉망이었지만 딸이 직접 만든 거였어요. 아침에 그거 먹으면서 얼마나 뿌듯해하던지.
스스로 하는 아이가 됐어요
지금 10살이 된 딸, 혼자 하는 게 많아요. 아침에 일어나서 이불 개고, 옷 입고, 양치하고, 아침 차려 먹고. 다 혼자 해요.
숙제도 혼자 해요. 제가 "숙제 했어?" 물어보기 전에 알아서 해요. "엄마, 나 숙제 다 했어. 확인해주세요?" "우와, 벌써 했네!" "응, 학교 갔다 와서 바로 했어."
요전에 미술 숙제 있었어요. 꽃 그리기. 그렸는데 마음에 안 든다고 다시 그렸어요. "엄마, 이거 이상해. 다시 그릴래." "그래? 근데 이것도 예쁜데?" "아니야, 나는 더 잘 그릴 수 있어."
세 번 그렸어요. 세 번째 그림 들고 왔어요. "이제 됐어! 이게 제일 마음에 들어."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한 거예요. 제가 시킨 게 아니라.
어떻게 이렇게 됐을까요? 네 살 때부터 혼자 하게 했거든요. 양말 신고, 단추 끼우고, 물 따르고. 작은 것부터. 실패해도 괜찮다고 했어요. "다시 해보자" 했어요.
그러다 보니까 딸이 알게 된 거예요. '나는 할 수 있어. 실패해도 다시 하면 돼. 엄마는 기다려줘.' 이걸 아니까 뭐든 혼자 하려고 해요. 도전하고, 실패하고, 다시 하고.
친구 엄마들이 물어봐요. "어떻게 혼자 알아서 해?" 특별한 거 없어요. 어릴 때부터 혼자 하게 했어요. 제가 다 해주지 않았어요. 시간 걸려도 기다렸어요. 실패해도 혼내지 않았어요.
자존감은 칭찬으로 생기는 게 아니더라고요. "잘했어, 똑똑해" 백 번 말하는 것보다, "네가 혼자 했구나" 한 번 경험하는 게 나아요. 스스로 해냈을 때, 그게 진짜 자신감이 돼요.
처음엔 다 못 해요. 양말도 뒤집어 신고, 단추도 안 끼워지고, 물도 쏟아지고. 근데 괜찮아요. 계속 하다 보면 돼요. 부모는 기다려주기만 하면 돼요.
급하지 않은 날, 딸한테 혼자 해보라고 하세요. 5분 걸려도, 10분 걸려도 기다려주세요. 실패해도 "괜찮아, 다시 해보자" 하세요. 그게 자존감 키우는 거예요. "내가 해냈어!" 이 한마디 듣기까지, 기다림이 필요해요.